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가 2025년 5월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이재명 후보 유세 현장에 직접 참석한 허 전 대표는 공개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허 전 대표는 “국민의힘도, 개혁신당도 결국 가짜 보수, 가짜 개혁이었다”며 보수 정치권 전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이재명 후보는 일관된 리더십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분열이나 혐오가 아닌, 통합과 책임을 말하는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짜 개혁이 아닌 진짜 개혁, 무책임이 아닌 책임 정치, 교만이 아닌 겸손한 유능함을 선택하려 한다”며 이재명 후보의 정치 노선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허 전 대표는 “뺄셈이 아닌 덧셈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이재명 후보야말로 그 덧셈 정치를 실현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 출신 인사가 공개적으로 진보 진영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함께 손잡고 넘어갈 새로운 동지를 맞이하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정치를 해보자”며 허 전 대표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고, “보수의 가치를 민주당 안에서 실현해보라”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허 전 대표는 민주당 입당 여부에 대한 질문에 “아직 입당하지 않았고, 오늘은 지지 선언만 한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추후 판단하겠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허은아 전 대표는 국민의힘 시절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2023년 이후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 개혁신당 창당을 주도했다. 이후 당내 노선 충돌과 이 전 대표와의 갈등 끝에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해왔다.
최근 들어 보수 진영 인사들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개혁신당 출신 김용남·문병호 전 의원도 이 후보 지지를 밝혔고, 김상욱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진짜 빅텐트가 시작됐다”며 포용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허 전 대표의 선택에 대해 ‘정치적 기회주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즉각 반응하며 “예고된 행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개혁신당 타이틀만으로 방송에 나가는 것이 목표였던 인사들”이라며, 일부 인사들이 비례대표 공천을 노리고 행보를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일부 보수 지지자들의 반발과 지지층의 갈림 현상도 포착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허 전 대표의 향후 민주당 입당 여부와 이재명 후보 선대본 합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 측은 “국정운영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보수와 진보를 가르지 않고 인재 영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허은아 전 대표의 공개 지지 선언은 이 같은 구상에 실질적 동력을 더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인물 중심의 지지 이동과 ‘빅텐트’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허은아 전 대표의 행보가 추후 정계 재편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